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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설명충

이야기를 쉽게 처리해버릴 수 있는 최악의 장치: 데우스 엑스 마키나

이야기를 쉽게 처리해버릴 수 있는 최악의 장치: 데우스 엑스 마키나

#데우스_엑스_마키나 #의미 #이야기 #이게_이야기냐

 

어서오세요! 우연이 왔어요.

 

오늘은 작품에서 가끔씩 등장하는 말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 Deus ex machina 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해요. 이게 무슨 말인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이야기해보도록 할게요.

 

 

아래의 사진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예시 작품, 그리스의 비극 메데이아의 공연입니다. 

 

 

By I, Sailko, CC BY 2.5,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7130482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는데요.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하나의 플롯 장치로 개연성을 무시하고 갑작스러운 전개를 보여줍니다. 위에서 말했던 그리스 비극에서는 신이 기중기와 같은 기계를 타고 내려와 주인공의 문제를 갑자기 해결해주고 결말을 짓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 당시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를 사학에서 매우 비판했죠. 그래서 기중기를 타고 온 신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되었습니다.

사학은 작품 작법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강했던 안티고니스트(적, 세력, 사회문제 등)가 프로타고니스트(주인공)를 위해 갑작스럽게 약해지는 것도 이에 해당합니다. 주인공이 고난을 겪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경우도 똑같죠.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기본적으로 말이 안 됩니다. 또 어느 관객은 허무함을 느낄 수도 모르죠. 이야기를 가장 편리하게 끝맺을 수 있는 방법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왜 이 작품을 왜 봤나, 싶을 정도로 제가 제일 싫어하는 플롯 장치입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작품들이 기원 전에 비판했던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아마 작품을 쓰기 전 인물 설정, 배경 설정, 이야기 설정 등을 탄탄히 쌓아올리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어떻게 진행해야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우연'으로 이야기를 쉽게 진행하려고 합니다.

제 블로그 이름이 나와서 조금 그렇네요.

 

우연으로 이야기를 해결하기 전에 좀 더 작품을 만들기 전에 자신의 이야기에 책임 의식을 가지고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품 설정을 하기에 앞서서 작가는 자신의 능력을 돌아볼 수 있는 힘도 필요하고요. 어디까지 내가 쓸 수 있는가, 를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작품을 책임지지 못해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꺼내는 순간, 사람들이 비판을 하는 것도 자유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세요. 정말 애독자로서는 허무함이 밀려오거든요. 이 글이 작품을 읽는 독자나 창작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